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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T] 상상같은 현실, 현실이 된 상상 : 3종 3색 시게이트 신상 HDD 발표

Dr.Lee | 조회 1494 | 추천 8 | 2016.10.29. 19:02 http://drmola.com/etc_column/98020

숨가쁜 나날이다. 홍콩행 비행기에 몸을 싣던 24일 아침까지만 하더라도 아무 것도 다를 게 없는 날이었다. 비빔밥을 깨끗히 비우고도 한시간쯤 지나 항공사고로는 죽지 않을 것이 확실해진 후, 비행기모드를 끈 핸드폰에는 기다렸다는 듯 요란한 뉴스속보가 날아들었다. 아니 이럴수가.

 

seagate_01.jpg

(이미지 출처 : 한겨레신문)

 

고백하건대, 임성한 작가가 추구하던 장르가 실은 극사실주의였다는 걸 난 28년하고도 두 달을 살고서야 비로소 알았다. 막장드라마보다 흥미진진하게 전개되는 뉴스를 고국에서 온몸으로 만끽하지 못해 못내 아쉬웠을 따름. 이후 4일간의 체류기간 내내 나는 매일 간절히 현지시각 7시를 기다렸다. 21세기 대한민국을 배경으로 제작된 하우스 오브 카드 시즌오프 특별편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홍콩에 도착했을 땐 시계를 한시간 전으로 돌렸지만 다시 귀국할 땐 어쩐지 27863842578624 - 1시간 전으로 돌려야만 할 것 같은 마음을 숨긴 채.

 

꼭 한달 전 나는 이 글(링크)을 통해 SSD와의 최후일전을 앞둔 하드디스크 진영의 풍경을 간단히 소개했었다. 내 얄팍한 재주로, 가능하다면 우주적 서사의 무협소설처럼 재미있게 써 보고자 노력했지만 어딘가 2% 부족하단 느낌을 지울 수 없었는데, 그래. 반전이 좀 부족했다. 데우스 엑스 마키나가 하나쯤은 있었어야지. 앞으로 백년은 떡잎조차 돋지 않을 것 같은 정치스릴러 문단만큼이나 확실한 몰락을 눈앞에 둔 하드디스크 진영. 그것을 바라보는 나의 상상력은 돌이켜보면 빈곤하기 짝이 없었다. 인정.

 

 

아니나다를까, 내가 미처 상상하지 못한 곳에서 시게이트발 마키나machina; machine가 연달아 세 기나 완공되었다. SSD와 하드디스크의 오랜 전쟁에 전지적deus ex인 판세 변화를 줄 수 있을지는, 솔직히 의문이다. 그래도 귀국 후 첫 글감으로 소개할 가치는 충분해 보이니. 여러분에게 시게이트의 단말마 같은 신상 3종을 소개한다.

 

 

1. 2.5인치에 담을 수 있는 모든 것, 그러나 노트북에 쓸 수 없다

 

seagate_02.jpg

 

첫번째는 2.5인치 폼팩터 하드디스크. 기와식 자기 기록SMR; shingled magnetic recording 방식을 채택해 2.5인치 규격으로서는 이례적으로 플래터 장당 용량이 1TB에 달한다. 앞서 지난 2월 시게이트는 동일한 기술을 적용한 2.5인치 노트북용 2TB 하드디스크를 출시한 바 있는데, 아주 간단한 트릭을 더해 시게이트는 2.5인치 폼팩터에 우겨넣은 용량을 무려 5TB로 상향시켰다. 비밀은 두께를 7mm에서 15mm로 늘린 것. 뭐랄까 콜럼버스의 달걀 같은 접근인 셈.

 

당연히 신상은 노트북에 끼워 쓰는 것은 불가능하다. 대신 2.5인치 하드디스크 베이를 활용하는 소형 폼팩터 PC나 고밀도 데이터센터라면 이 제품에 눈독들일만 하다. 말하자면 주류 시장을 의도적으로 비껴난 틈새시장 저격용인 것이다. 이로써 확장된 시게이트의 2.5인치 폼팩터 하드디스크 라인업은 아래와 같다.

 

seagate_03.png

(이미지 출처 : AnandTech)

 

2. 하드디스크와 SSD 사이 : 하드디스크에 더 가깝거나, SSD에 더 가깝거나

 

두번째와 세번째는 바로 SSHD. 왕년의 하드디스크가 그랬듯 그리고 지금의 SSD가 그러고 있듯, SSHD는 아주 유서깊은 갈림길 앞에 놓여 있다. 더 빨라질 것이냐 더 커질 것이냐. 여러분이 어떤 것을 선호할지 몰라 시게이트는 그 두 가지를 모두 공략하기로 결심한듯 하다. 대주주가 된 삼성의 DNA가 이런 식으로 발현될 줄은 몰랐지만 어쨌든 선택지가 많아지는 건 좋다. 문제는 그 양 극단에는 '정통' 하드디스크와 SSD가 있다는 것. 술을 조금 탄 물과 물을 조금 탄 술 중 무엇을 마셔야 할까?

 

seagate_04.jpg

 

2.5인치 노트북 폼팩터를 준수하는 파이어쿠다 2.5”는 500GB, 1TB, 2TB의 용량 구성으로 제공되며 각각 8GB의 MLC 낸드플래시를 SSD 캐시로서 활용한다. 일단 하드디스크 본연의 성능은 앞서 소개한 2.5인치 폼팩터 하드디스크, 바라쿠다 2.5”와 다르지 않다. 벤치마크로 드러나지 않는 ‘써 보면 아는’ 성능 차이를 어필하는 길은 멀고도 험하다. 'SSD보다 크고 하드디스크보다 작되 하드디스크에 좀 더 가까운' 틈새시장용 제품.

 

seagate_05.png

(이미지 출처 : AnandTech)

 

마지막으로 소개할 것은 더 빠른 SSHD. 지금까지 소개한 제품들이 고작 5400rpm의 회전속도를 가진 것과 달리 이 제품은 15000rpm이라는 엄청난 회전속도를 가진다. 이름이 지나치게 무미건조하다는 것만 빼면(‘시게이트 엔터프라이즈 퍼포먼스 15K’) 오늘 소개한 신상 중 개인적으로 가장 관심이 가는 제품이다. 물론 'SSD보다 느리고 하드디스크보다 빠르되 SSD에 좀 더 가까운' 애매모호함이 가시지는 않는다.

 

seagate_06.jpg

 

일반 포맷(512 네이티브; 512n)과 어드밴스트 포맷(512 에뮬레이션 및 4K 네이티브; 512e/4Kn)의 두 모델로 제공되며 낸드플래시 캐시는 후자에만 탑재되는 것이 특징. 물론 어떤 신기술로 치장하더라도 이젠 더 이상 “하드디스크”가 SSD의 성능을 따라잡을 수 있는 시대가 아니다. 15000rpm 아니라 150000rpm 하드가 나오더라도, 두 개 네 개를 레이드0으로 묶더라도 이것은 돌이킬 수 없는 현실이다. 그러나 여전히 데이터의 복구가능성과 미션크리티컬한 서버에서의 보안을 고려할 때 SSD가 적용될 수 없는 분야가 잔존하고, 시게이트 엔터프라이즈 퍼포먼스 15K 라인업은 그러한 틈새시장을 겨냥한 것이다.

 

seagate_07.png

(이미지 출처 : AnandTech)

 

상술한 모든 신상의 가격은 아직 미정. 이들의 가격이 우리의 사정권에 있을 확률과 우리가 이들이 겨냥한 틈새시장에 정확히 부합하는 고객일 확률 중 무엇이 더 현실적일까. 지극히 비현실적인, 하지만 흥미롭기 그지없는 제품들이다. 그러거나 말거나 종말은 뚜벅뚜벅, 거역할 수 없는 보폭으로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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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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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image 컴맹 2016.10.30 08:47
15000RPM짜리는 소음이 좀 걱정되네요
Profile image 가비의_리 2016.10.30 11:02

2.5인치 4/5테라 제품이 탐나지만... 높은 가격에 구경도 못할 듯...

Profile image DR-BENQ 2016.11.01 05:43
개인적으로 궁금하네요

하드는 성능 체감이 구형 모델이랑 차이가 많이 느껴지나요?

ssd는 m2나 pcie?슬롯 이 더 좋다고 하지만 실제로 사타3랑 별로 체감 차이가 없는거같아서요 ㅋ
Profile image 성공의학 2016.11.07 19:00

서서히 줄어가는 HDD의 변화로 보이는군요

 

이런것도 좋지만 HDD는 압도적인 용량의 차이로 SSD와 격차를 벌이는게 더 좋아보이는데 말이죠

 

츄카 기준으로 4TB제품이 15만원이 넘어가니 빠른 가격 안정화가 필요해 보이네요

Profile image Bizu 2016.11.15 15:02

하드디스크여 안녕...........

스스드 가격은 꾸준히 떨어지는데 하드디스크 가격은 제자리걸음이더군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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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6.09.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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