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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들어온 자, 남은 자, 떠난 자 : 연방의 엇갈린 운명

Dr.Lee | 조회 1305 | 추천 12 | 2016.10.18. 14:50 http://drmola.com/etc_column/9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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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과 AMD가 기가헤르츠 전쟁을 벌이고 엔비디아가 최초로 GPU라는 개념을 등장시킨 해인 2000년. 그해 인텔의 총매출은 300억 달러였고 AMD는 44억 달러, ATI가 13억 달러, 엔비디아는 이들보다 한참 작은 3.7억 달러에 불과했다. 14년이란 시간이 지난 작년엔 인텔이 499억 달러, AMD가 54억 달러, ATI는 사라졌고 엔비디아가 40억 달러 규모가 되었다. 다른 무엇에 앞서 엔비디아의 가파른 성장이 놀랍다.

 

AMD의 규모에 관해 설명하자면 지난 15년간 이 회사가 겪은 복잡한 합병/분할을 살펴보는 게 우선이다. 크게 2006년의 ATI 인수 전과 후로 나눠볼 수 있겠지만 사실 그렇게 간단치만은 않다. 우선 과거의 AMD는 지금의 인텔처럼 CPU 이외의 분야에도 꽤 많은 다리를 걸쳐두고 있었는데 대표적인 분야가 플래시메모리였다. 2003년 이 플래시메모리 부문을 후지츠와의 합작 자회사로 분사하게 된다.

 

amd_02.png

 

신설법인 "Spansion"은 최초 2년간 AMD가 60%의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로써 경영권을 행사했지만 2005년 후지츠에 추가로 23%의 지분을 매각하며 AMD는 지분 37%를 소유한 소수주주로 내려앉았다. 이후 10년이 지난 올해 Spansion은 또다른 스토리지 전문 회사 Cypress와 합병하며 공식적으로 AMD와의 관계가 단절되었다. 2005년 AMD로부터 회계가 분리된 이후(이전까지는 AMD의 계열사로써 AMD의 매출에 포함되어 집계되어 왔다) Spansion은 줄곧 10~20억 달러 내외의 매출규모를 보여 왔으며 작년 연말 기준으로 12.5억의 매출을 올린 바 있다.

 

AMD의 또다른 '떼어낸' 날개는 팹이었다. 팹은 다시 리소그래피 과정을 지칭하는 전처리와 그 이후테스팅, 컷팅, 패키징의 후처리로 나눌 수 있는데 AMD는 차례로 2009년 전처리과정을 아부다비 정부와의 합작 자회사 '글로벌파운드리'로, 2015년 후처리과정을 후지츠의 중국법인인 난통-후지츠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NFME와의 합작 자회사로 각각 떼어내 순수한 팹리스 반도체 설계업체가 되었다. 후자의 매출이 아직 산정되지 않았으니 제외하고, 글로벌파운드리는 분사 이후 매년 20~40억 달러 규모의 매출을 기록해 왔는데 2009년 분사 직후 24억 달러를 달성했으며 대체로 매해 성장해 작년 기준 44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amd_03.png

 

여기까지가 AMD가 '떼어 낸' 부문들이다. 작년 AMD의 매출액이 54억 달러였으니 Spansion과 글로벌파운드리를 합친 56.5억 달러보다 오히려 작다. 물론 처음부터 이렇지는 않았다. 글로벌파운드리를 분사한 바로 그 해 기준으로 AMD의 매출액은 52억 달러, Spansion+글로벌파운드리는 38억 달러로 AMD쪽이 1.5배 가량 더 컸고, ATI를 인수한 직후로 거슬러 올라가면 AMD는 '무려' 75억 달러, Spansion은 25억 달러로 여전히 분사해낸 사업부보다 3배 이상 컸다. 즉 다른 요소보다도 '잔여 AMD'가 어딘가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왔다는 것이 명백하다.

 

AMD+ATI+Spansion+글로벌파운드리를 합쳐 '구 AMD 연방'이라 이름붙여 보면, 2000년부터 2014년에 이르기까지 '연방'의 매출액은 약간의 변동은 있지만 의외로 비교적 평탄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AMD와 ATI가 합병한 2006년 이래로 '안정적으로' 100~110억달러 선을 유지하고 있으며 작년 역시 110.3억 달러로 구 AMD 연방의 매출이 집계된 바 있다. 문제는 여기서 '현 AMD'가 차지하는 비중이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는 점이다.

 

amd_01.jpg

 

집계의 시작점인 2000년에는 '연방' 내 AMD의 비중이 77%에 달했다. 이후 4년간 안정적으로 70%대를 유지하던 AMD의 비중은 2005년 Spansion이 계열분리되며 한 차례 떨어져 48%가 되었는데, 이듬해 ATI를 인수하며 다시 70%선을 회복한다. 다시 3년이 지나 2009년 글로벌파운드리를 분사시키며 AMD의 비중은 58%까지 떨어지는데, 이때도 어쨌든 절반은 넘었지만 문제는 그 이후, 사업 재배치가 없는데도 AMD의 매출비중이 계속 떨어졌다는 점이다. 2012년 51%를 기록한 것을 마지막으로 2013, 2014년 연속 과반을 밑돌았으니 '본사' 체면이 말이 아니게 된 셈이다.

 

한편, AMD와 엔비디아의 비교 역시 흥미로운 양상을 보인다. 2000년에는 중견기업인 AMD와 거의 신생기업인 엔비디아의 규모를 비교하는 것 자체가 의미없을 정도였지만(엔비디아 대비 AMD의 규모는 무려 1171%에 달했다) 그 차이는 꾸준히 줄어들어 왔다. 물론 아직도 AMD가 더 크기는 하지만 엔비디아 대비 134%에 불과하며, 이 수치는 AMD가 ATI를 인수한 2006년 292%를 찍은 이래 최저로 내려앉은 것이다. 물론 위에 설명했듯 현재의 AMD는 2006년의 AMD보다도 훨씬 작은 기능만을 갖고 있기에 그때의 기준으로 비교하는 건 의미없을지 모른다. 다행이라면 '구 AMD 연방' 기준으로는 여전히 엔비디아보다 세 배 가까이 큰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외에도, 같은 팹리스로써 AMD와 퀄컴을 비교해보는 것 또한 분야는 다르지만 PC와 모바일의 희비를 극명히 반영해 보여주는 좋은 예이다. 2007년까지 퀄컴은 AMD보다 작았지만 그 격차는 2000년의 AMD/퀄컴 비율 227%에서 2007년의 105%까지 가파르게 좁혀져 왔고, 2008년 처음으로 퀄컴이 AMD의 규모를 능가한 이래 단 한번도 재역전을 허용하지 않았다. 현재 AMD의 규모는 퀄컴의 28%에 불과하다.

 


 

※ 이 글은 작년 10월 17일 작성한 글쓴이의 페이스북 글(링크)을 리마스터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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